F/26 위암 투병일기 #15 :: 4차 항암, 음료수 뚜껑을 혼자 열 수 없다.
#일주일 휴지기 12일 퇴원 후 집에서 딱 일주일 휴지기를 가지고 4월 21일 다시 입원했다. 몸을 제대로 만들 시간도 없이 빠르게 돌아오는 항암 주기가 버겁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빨리 끝내버리고 싶기도 하고 양가감정이 들쑥날쑥했다. 몸에 좋다는 다른 것들은 다 제쳐두고, 일 등급 한우만 열심히 먹으라는 선생님 말에 진짜 열심히 고기로 보충하면서 휴지기를 보냈다. 이쯤 몸무게가 40kg 초반까지 떨어져서 휴지기에 어떻게든 1kg라도 찌워 가려고 노력했지만 먹는 양의 한계가 있어서 그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몸에 힘이 다 빠지면서 혼자 이온음료 페트병 뚜껑을 열 수 없을 때 왈칵 눈물이 막 났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지고, 내 몸을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하니까 사소한 일에도 박탈감이 느껴지고 우울..
2020.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