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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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6 위암 투병일기 #16 :: 5차 항암 / 면역력 저하와 발열, 수혈까지
4차 항암 후에 집에서 딱 7일을 쉬고 다시 입원했다. 점점 눈 깜짝하면 휴지기가 지나가 버렸다. 5차 항암 입원 기간은 5월 12일부터 24일까지였다. 6번의 전신 항암 중 가장 힘들었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입원이기도 했다. 실제로는 후반엔 너무 힘들어서 거의 의식이 없을 때가 많았고, 너무너무 아팠던 날은 거짓말처럼 기억이 훅 날아가 있기도 하다. #5차 항암 4차 때도 그랬지만, 5차 항암을 하러 들어왔을 때도 피수치가 썩 좋지는 않았다. 집에서 고작 일주일 쉬었고, 그나마도 제대로 먹을 수 있었던 게 3~4일뿐이었으니까 몸이 좋아질 수 없었다. 그래도 5번을 하면서 몸도, 항암 루틴에도 어느 정도 적응을 해서 주사를 맞는 동안에는 앞선 회차보다 수월하게(?) 넘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더..
2020.04.01 -
F/26 위암 투병일기 #10 :: 항암(5-FU) 탈모, 셀프 삭발, 항암모자
#항암 후 탈모 시작 내 항암 약(5-FU)은 얼마나 쎈지, 1회 차 24시간짜리 약을 5팩 맞은 뒤 퇴원하자 머리가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물론 머리카락만 빠지지 않았다. 온몸의 털이 다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회차 항암 후에는 정말 걷잡을 수 없이 빠졌다. 그동안 빠진다는 걸 빠졌다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돌돌이를 끼고 살았고, 무서워서 어디 함부로 머리를 뉘일 수가 없었다. 한번 눕고 일어나면 정말 베개가 초토화가 됐다. 머리를 감을 때, 머리를 말릴 때 모두 정말 끝도 없이 빠졌다. 이렇게 빠지다가 알아서 다 빠지는 거 아닐까 싶어서 미용실에 가지 않았는데, 정말 많이 빠질 때는 머리가 다 엉켜 버려서 그냥 셀프로 머리를 짧게 잘랐다. 짧게 잘라도 빠지고 빠지고 빠지고 남은 생명력 강한..
2020.03.04 -
F/26 위암 투병일기 #9 :: 2차 항암, 탈모 시작
집에서 딱 일주일을 쉬고 다시 입원했다. 다행히 1회 차 항암 후에 응급실 가고, 떨어진 면역력 올리고 퇴원한 후에는 컨디션이 그럭저럭 괜찮았다. 숨 막히고 전혀 못 움직일 것 같은 느낌은 백혈구 수치가 떨어져서 생기는 증상인 것 같다. 물론 혈구 수치가 올라와도 부작용은 있었다. 집에서 쉬는 일주일 동안에는 불특정하게 나는 오심이 제일 힘들었다. 뭐라도 먹으면 울렁거리고 어지러웠다. 이럴 땐 무조건 누워서 쉴 수밖에 없었다. 한, 두 시간 정도 누워서 쉬고 괜찮아지면 소소한 일상생활은 할 만한 수준이었다. 재입원 날이 가까워질수록 컨디션은 올라갔다. 살아날 것 같으면 다시 항암을 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쉬는 동안 열심히 고기를 먹은 덕분인지(?) 피검사 수치가 괜찮았고, 밀리지 않고 ..
2020.03.03 -
F/26 위암 투병일기 #8 :: 항암 후 혈구 수치 감소, 응급실 & 재입원
병원에서 1차 항암 주사를 맞을 때까지만 해도 못 견디게 힘든 느낌은 아니었다. 문제는 퇴원 후였다. 병원에서도 뭘 먹을 수 없었는데, 퇴원 후에 집에 왔을 때는 오심, 울렁거림이 너무 심해서 정말 아무것도 입에 댈 수 없었다. 병원에서와는 달리 영양제를 맞고 있지 않기 때문에 뭐라도 먹었어야 했는데 겨우 목으로 넘길 수 있는 건 미역국 국물, 숭늉 정도였고 그마저도 한 입 먹으면 바로 구토로 이어졌다. 퇴원한 날 밤에 도저히 잘 수 없고, 손을 까딱하는 것 조차 힘들었다. 점점 숨을 쉬는 것도 힘들어졌다. 이때는 정말 항암이 이런 건가, 계속할 수 있을까 싶었다. 다들 이렇게 항암을 하는 건지, 이렇게 죽을 것 같은 상태로 2주를 버티다가 다시 항암을 하는 건지 몰랐다. 퇴원 안내서에 발열이 있을 때 ..
2020.02.29 -
F/26 위암 투병일기 #7 :: 1차 항암(5-FU, 팍셀주), 부작용
위 절제 수술 후에 항암까지 4주 정도 텀을 뒀다. 처음엔 집에서 꼼짝도 못 할 것 같았는데, 그 사이 조금씩 밖에서 걷고 카페나 외식(정말 신중히. 먹고 탈 나면 바로 화장실행에 몸져누워야 해서.)을 할 정도까지 됐다. 항암을 해야 되니까 잘 먹고 몸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수술 후 병동에 있으면서 본 항암을 하는 사람들은 씩씩하게 혼자 입원해서 길게는 3일 정도 입원 해 있다가 퇴원도 씩씩하게 했다. 어떤 분은 하루만 입원 하시기도 하고, 몇 시간 짜리 약만 맞고 가시는 분도 있었다. 그래서 항암은 저렇게 하는 거구나, 나도 저렇게 잘(?) 견디면서 항암을 하게 될 줄 알았다. 대체로 혈액종양외과에서 항암을 진행하는 것 같은데, 난 외과에서 그대로 항암을 진행하기로 했다. 내가 ..
2020.02.27 -
F/26 위암 투병일기 #6 :: 케모포트 삽입 시술
항암을 하기 위해서 입원했을 때, 정말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포트를 또 삽입해야 하는지 몰랐다. 항암도 그냥 팔에 주사를 꽂고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래서 간호사 분이 쇄골 쪽 만져 보면서 '포트 없나요? 삽입하시겠네요.'라고 했을 때 엄청 당황했다. 수술하면서 배에 포트 심었는데, 포트가 또 필요한가...? 필요했다. 복부에 심은 포트는 복부 항암용이었고, 전신 항암을 하기 위해서는 쇄골 쪽에 포트가 필요했다. 이렇게 또 수술실을 가게 될 줄 몰랐는데, 입원하고 다음 날 항암보다 먼저 또 수술실을 가게 됐다. 살을 또 째고, 인공혈관을 넣고 하는 게 달갑지 않았지만 앞으로 24시간짜리 항암을 5개씩 6번 맞아야 했기 때문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트 없이 혈관주사로 항암 하는..
2020.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