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8. 22:58ㆍiPad.log
처음 아이패드를 살 땐 확고한 결심이 있었다. 야심차게 무조건 활용해야만 했다. 이런저런 정보도 찾아보고 기가막히게 다양한 어플을 섭렵하며 활용하는 후기들을 보면서 의욕이 샘솟았다.
당시 내 아이패드는 대충 이런 모습...ㅎㅎㅎ
각 어플이 손에 익을 때까지 사용해보고, 활용 루틴을 만들어 보고, 습관이 안만들어져서 까먹는 일이 잦고, 데이터는 여기저기 퍼지고, 알람은 쌓이고... 어쩐지 더 피곤함. 그래서 어플 다이어트를 했다.
아이폰으로 쓰는게 더 편하고 최적화된 어플은 제외, 주로 아이패드로만 사용하는 어플들로만 추렸다. 가볍게 항목 별로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다.
1) 노트 : 굿노트5, 노타빌리티
2) 이북 :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3) OTT / 동영상 스트리밍 : 웨이브, 티빙, 왓챠, 넷플릭스, 유튜브, 네이버티비
4) 드로잉 : 프로크리에이트
5) 사진 / 영상 편집 : 라이트룸, VLLO
5) 기타 : 기본 어플(페이지, 넘버스), iFont, 핀터레스트, 클래스101
물론 개별적인 앱 사용법을 익히는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자동화된 어플들을 생각하면 각각의 활용도는 분명 이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리하게 된 건 1) 아날로그스러운 데이터 정리의 욕구, 2) 꾸준히 업데이트가 되는지 여부였다.
'몇 년 사용하면서는 이 어플이 날아가면..?' 이라는 불안감이 큰 작용을 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내 데이터들이 산발적으로 분산되어 있는게 불만이었다. 뭐든 한 눈에, 뭐든 저장해야 내 것이 된 것 같은 저장강박증에겐 많은 어플도 짐이었다. 내 데이터 다 해쳐 모여ㅜㅜ!
1) 노트 : 굿노트5, 노타빌리티
노트 앱의 쌍두마차. 아이패드 프로에 애플펜슬을 사용한다면 꼭 필요한 어플이다. 다른 노트 앱들도 간간히 사용해봤지만 결국 계속해서 업데이트와 피드백이 있는 두 앱이 살아남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일정 관리 앱, 다이어리 앱, 독서 기록 등등의 앱들을 지울 수 있었던 것도 노트 앱들이 업데이트 되면서 필기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는 점이 크다.
3년 전에 처음 쓸 때만 해도 굿노트는 PDF 파일을 보고 읽고 간단히 노트하는 용도로, 노타빌리티는 전적으로 필기 용도로 사용했다. 굿노트보다 노타빌리티 필기감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굿노트가 업데이트되면서 필기감 등이 많이 개선되었고, 업데이트마다 두 앱의 좋은 점이 비등비등하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굿노트는 하이라이터만 지울 수 있는 기능이 좋고, 노타빌리티는 색 스포이드 기능이 좋다. 이런 장점은 좀 서로 배울 수 없겠니...
2) 이북 :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전자책을 낱권으로 보는 것은 주로 크레마로 하고 있지만, 이미지가 중요한 책이나 밀리에서 PDF 형식으로 제공하는 책은 아이패드로 보는게 더 깔끔하다. 두 구독앱은 비교해보고 한쪽에 정착하려고 했는데, 각 앱에서 찜해둔 책의 결이 너무 달라서 일단 함께 구독하고 있다. 자세한 리뷰는 따로 해봐야 겠다ㅎㅎ
3) OTT / 동영상 스트리밍 : 웨이브, 티빙, 왓챠, 넷플릭스, 유튜브, 네이버티비
OTT의 시대에 나는 감히 프로 구독러라고 할 수 있다ㅜㅜ 주요 OTT 서비스인 웨이브, 티빙, 왓챠, 넷플릭스는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는가로 확연히 나뉜다. 제공하는 서비스의 방향보다 콘텐츠의 차이인데, 정말 골고루 다 보는 사람이 바로 저요... 무언가 선택하고 싶다면 어떤 콘텐츠를 보는지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웨이브 등에서 이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긴 했지만 야구, 테니스 기타 등등 스포츠 중계를 봐야하기 때문에 네이버티비가 꼭 필요하다.
4) 드로잉 : 프로크리에이트
드로잉 관련 어플은 정말 다양하게 써본 것 같다. 무료 어플도 많고 유료 어플도 많은데 프로크리에이트 만으로 충분해서 다른 어플은 과감히 지웠다. Paper, 컨셉, 메디방, 어도비 등등 대체할 수 있는 어플들은 많지만 프로크리에이트의 기능들 만으로 충분했고, 프로크리에이트의 사용법이 제일 쉽기도 했다. 또 드로잉 관련해서 강의나 활용법을 참고하기에도 콘텐츠 수가 압도적이다.
5) 사진 / 영상 편집 : 라이트룸, VLLO
사진과 영상 편집에도 전문 어플은 너무너무,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지만 라이트룸으로 만족하고 있다. 영상은 정말 어쩌다 여행 기록 정도를 만드는데, 전문적으로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면 VLLO가 정말 편하다. 편하고 클릭 몇번으로 그럴싸한 영상을 만들 수 있다. VLLO는 앱 내 추가 기능을 결제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5) 기타 : 기본 어플(Pages, Numbers, Keynote), iFont, 핀터레스트, 클래스101
문서 작업과 관련한 어플들도 많이 있지만, 그동안 만족스러운 어플은 없었던 것 같다. 간단한 문서 작업이라면 그동안 페이지가 많이 업데이트 되고 좋아졌기 때문에 페이지로도 충분하다. 페이지, 넘버스, 키노트 이렇게 아이패드 기본 어플만 활용해도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고, 문서 작업에 지장이 없다. 그리고 애플의 최대 장점인 기기간 동기화로 기본 어플들을 활용하는게 정말 편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기타로는 위의 어플들을 사용할 때 필요한 폰트 설치를 위한 iFot. 다양한 자료를 훑어보기에 좋은 핀터레스트. 소소하게 취미 관련 강의를 들을 때 쓰고 있는 클래스101이 있다.
+
간단하게 쓰고 있는데, 간단한 것 같지 않은 기분^^
좋은 어플은 계속 나오고, 다양한 어플들이 이미 있지만 정말 꼭 필요한 어플들만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만 사용해도 아이패드 정말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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