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위암) 입원 준비물, 항암 준비물 리스트

2020. 2. 9. 23:45투병일기.

 

벌써 15차 항암이다. 또 입원 짐 챙겨야 할 때가 와서 작성해보는 입원 준비물. 작년 위암으로 처음 병원에 입원할 때는 대학병원이 처음이었고, 뭐가 필요한지 몰라서 정말 여행 놀러가듯 짐을 챙겼었다. 2019년 356일 중에 120일 넘게 입원 중이었던 프로 입원러의 준비물 리스트.

처음 수술할 때는 한 달 정도 병원에 있었다. 짐도 잔뜩이었다. 전신 항암 할 때는 거의 2주씩 병원에 있었고 지금은 2박 3일씩 입원해서 항암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짐도 조금씩 변하고 가벼워지고 있다. 기본 준비물은 비슷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는 물건이 있을 것 같아서 준비물 리스트를 작성해 봤다.


기본으로 챙기는 입원 준비물

  • 세면도구(샴푸, 바디, 치약/칫솔, 클렌징, 비누, 양치컵, 빗) : 수술을 하게 된다면 샤워는 거의 포기해야 한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챙겨가야 씻는다ㅜㅜ 오래 입원해 있을 때는 목욕바구니(다이소 픽!)에 넣고 사용했고 지금은 여행용으로 작게 가지고 다닌다.
  • 가글 : 치약/칫솔을 챙긴다고 해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정말 몸도 일으키키 힘든 상황이 올 수 있고 물을 못 마실 때 입만 헹구는 용도로 쓸 수도 있다. 입만 상쾌해도 살 것 같음.
  • 수건, 옷걸이 : 여분의 옷걸이 챙겨가는 게 좋다.
  • 기초 화장품(화장솜, 수분크림, 핸드크림, 립밤, 미스트 꼭!) : 정말 너무너무 건조하기 때문에 수분감 있는 화장품 챙기는 게 중요하다.
  • 물티슈, 휴지 : 물티슈 꼭!
  • 속옷, 편하게 걸칠 수 있는 가디건(플리스), (수면)양말 : 속옷은 팬티만 여분으로 챙기면 되고, 수술하고 나면 너무너무 춥기 때문에 따뜻하게 걸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평소에 양말 잘 신지 않지만 항암 때 체온 조절이 너무 안 되기 때문에 수면 양말이 꼭 필요했다. 이상하게 병원만 가면 발이 시려운 것.
  • 일회용품(종이컵, 나무젓가락, 빨대) : 병원에 있으면 일회용품을 쓸 수 밖에 없다. 특히 구부러지는 빨대가 발명된 이유가 있다ㅜㅜ 꼭 챙기기.
  • 목베개(베개) : 지금도 꼭 챙겨서 입원하는 목베개. 예민하면 베개를 챙기는 것도 좋다. 항암 때 몸 가누는 게 힘들 정도로 부작용이 심하다면 사이드 베개를 챙기는 것도 괜찮다. 등에 받쳐 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안대, 귀마개 : 다인실 쓰게 된다면 꼭 필요하다. 보통 새벽 4시 정도에 하루가 시작되기도 하고, 똑바로 누워 있을 때 불이 위에 있으면 낮에도 힘들 수 있어서 안대가 꼭꼭 필요하다.
  • 약, 체온계 : 개별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약, 체온계는 내가 다니고 있는 병원은 개별 체온계 사용이 원칙이기 때문에 늘 챙겨다니고 있다.
  • 슬리퍼 : 필수! 
  • 전자기기(노트북, 아이패드), 이어폰, 충전기, 책 등 : 내가 시간 보낼 수 있는 모든 아이템들.
  • 개별 물(텀블러) : 물은 그냥 입원 때마다 사서 마시고 있음. 항암 하고부터 맹물 마시는 게 힘들어서 그냥 보리차 종류 사서 마시고 있다.

+ 위암이라고 해서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하진 않다. 수술 전엔 거의 금식 상태고, 마셔야 하는 음료가 식사 대용으로 나온다. 수술 직후에 필요한 몇 물품은 병원 안에 있는 의료기상사에서 바로 살 수 있다. 압박 스타킹 등 수술 후 꼭 필요한 것은 병원에서 제공된다. 내가 준비할 건 단단한 마음인 것 같음ㅜㅜ


 

선택적으로 준비할 것들

  • 마스크 : 있으면 편하다. 달라고 하면 주시기도 하지만 너무 많이 나갈 때는 병원에서도 없다고 할 때가 있기 때문에. 특히 수술하러 갈 때 요긴하다.
  • 멀티탭 : 오래 입원할 때, 보호자도 함께 입원할 때 늘 챙겼다. 
  • 제모(배에서 사타구니까지) : 복강쪽 수술을 한다면 미리 하고 가는 것이 귀찮고 민망한 일을 피할 수 있다. 잔털이라도 있으면 간호사 분들이 제모해 주시기 때문에 미리 하고 가면 편할 것 같다.
  • 생리대&팬티라이너 : 주기가 아니더라도 수술하고 나면 갑자기 터지기도 한다. 네... 이것은 본인 경험.
  • 머리끈 : 지금은 필요하지 않아 졌지만..ㅎㅎ 어쨌든 필요하다.  
  • 마사지볼 : 거의 누워있기만 해야 하기 때문에 가면 갈 수록 등이 배기고 아프다ㅜㅜ 마사지볼 챙기면 요긴하다.
  • 얇은 극세사 이불 : 제공되는 이불 만으로 너무 추울 때도 있고, 침대가 딱딱하고 배기기 때문에 믿에 까는 용도로 쓰기도 했다.
  • 보호자 침구 : 보호자가 있어야 하는 환경이라면 보호자 침구 챙겨야 한다. 보통 제공되지 않음.
  • 손톱깎이, 면봉 : 어쨌든 집 나가 있는 거기 때문에 필요할 수 있는 물품들. 리스트에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맥가이버칼 늘 챙겨 다닌다. 가끔 병원에서 나오는 약들이 잘 찢어지지 않아서ㅜㅜ 쓸모가 있다.

항암 때 필요했던 것들

  • 자신이 먹을 수 있는 것(이온음료, 누룽지, 데친 과일 등)  : 항암 때는 본인이 먹을 수 있는 걸 챙기는 게 필요하다. 나는 항암하는 2주 내내(일주일 주사 맞고 바로 면역력 떨어져서 백혈구가 살아날 때까지 강제 입원ㅜㅜ) 병원에서 나오는 건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냄새만 맡으면 바로 토하고 남들이 먹기만 해도 토하고 그냥 있어도 토하고ㅜㅜ 본인이 뭘 목으로 넘길 수 있는지 잘 찾는 게 중요하다. 과일은 땡기는데 백혈구들 죽었을 때는 날 과일조차 먹지 못해서 토마토를 데쳐서 먹었다. 엄마 고마워ㅜㅜ
  • 얼음, 보온병 : 전신 항암 때 얼음을 그냥 물고만 있어도 구토감이 좀 없어지기도 해도 보온병에 얼음 챙겨서 늘 옆에 두고 있었다. 
  • 온냉 가능한 찜질팩 : 병원에서 상태에 따라 제공이 되기도 하지만, 너무 하루종일 필요하기 때문에 그냥 사는 게 좋다. 집에서도 늘 필요함. 온냉 다 되는 게 좋고, 추가로 팥찜질팩도 쓰고 있다.
  • 썬크림, 기미크림 : 항암 주사 맞기만 해도 기미 올라오는 건 아직도 신기하다. 어쨌든 필요하다. 항암 하는 동안 발라주는 게 좋다.
  • 미니 가습기, 미니 공기청정기 : 추가로 미니 선풍기. 항암 하면서 체온 조절 안 되고 땀이 미친 듯이 났다. 챙겨가면 어쨌든 도움이 된다. 퓨리케어 나의 친구ㅜㅜ

 

개별적으로 필요한 건 다 다르겠지만, 1년 동안 수술 두 번 항암 13번 하러 입원하면서 필요했던 것들을 정리해봤다. 혹시나 입원 앞두신 분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나 포함 모든 분들이 건강해졌으면, 그래서 이런 준비물 리스트도 필요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는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