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위암(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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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6 위암 투병일기 #7 :: 1차 항암(5-FU, 팍셀주), 부작용
위 절제 수술 후에 항암까지 4주 정도 텀을 뒀다. 처음엔 집에서 꼼짝도 못 할 것 같았는데, 그 사이 조금씩 밖에서 걷고 카페나 외식(정말 신중히. 먹고 탈 나면 바로 화장실행에 몸져누워야 해서.)을 할 정도까지 됐다. 항암을 해야 되니까 잘 먹고 몸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수술 후 병동에 있으면서 본 항암을 하는 사람들은 씩씩하게 혼자 입원해서 길게는 3일 정도 입원 해 있다가 퇴원도 씩씩하게 했다. 어떤 분은 하루만 입원 하시기도 하고, 몇 시간 짜리 약만 맞고 가시는 분도 있었다. 그래서 항암은 저렇게 하는 거구나, 나도 저렇게 잘(?) 견디면서 항암을 하게 될 줄 알았다. 대체로 혈액종양외과에서 항암을 진행하는 것 같은데, 난 외과에서 그대로 항암을 진행하기로 했다. 내가 ..
2020.02.27 -
F/26 위암 투병일기 #6 :: 케모포트 삽입 시술
항암을 하기 위해서 입원했을 때, 정말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포트를 또 삽입해야 하는지 몰랐다. 항암도 그냥 팔에 주사를 꽂고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래서 간호사 분이 쇄골 쪽 만져 보면서 '포트 없나요? 삽입하시겠네요.'라고 했을 때 엄청 당황했다. 수술하면서 배에 포트 심었는데, 포트가 또 필요한가...? 필요했다. 복부에 심은 포트는 복부 항암용이었고, 전신 항암을 하기 위해서는 쇄골 쪽에 포트가 필요했다. 이렇게 또 수술실을 가게 될 줄 몰랐는데, 입원하고 다음 날 항암보다 먼저 또 수술실을 가게 됐다. 살을 또 째고, 인공혈관을 넣고 하는 게 달갑지 않았지만 앞으로 24시간짜리 항암을 5개씩 6번 맞아야 했기 때문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트 없이 혈관주사로 항암 하는..
2020.02.26 -
F/26 위암 투병일기 #5 :: 덤핑증후군(퇴원 후 증상, 관리)
#퇴원 복강경 수술은 보통 퇴원이 빠르다. 나는 아직 괜찮지 않은 것 같지만, 걸어 다닐 수 있게 되고 먹을 수 있게 되고 피 주머니 빼고 나면 퇴원이다. 퇴원 전에 식사 관련해서 교육까지 받고, 처음 입원한 지 근 한 달만에 퇴원했다. 집이 정말 너무너무 그리웠다ㅜㅜ. 퇴원 후에 더 아플 줄은 몰랐지만. #퇴원 후 제일 힘들고 낯선 증상, 가스. 위 절제를 하고 나면 뿡뿡이가 될 수밖에 없다. 근데 문제는 가스가 차는 게 장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스가 찬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데, 살면서 겪어보지 못한 곳들이 아프다. 기존에 장에 가스가 차서 더부룩하고 빵빵하고 아픈 그런 느낌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치골, 장골, 항문, 갈비뼈 바로 아래, 쇄골까지 가스가 찬 것 같은 통증이 있다. 두껍고 긴 바늘..
2020.02.24 -
F/26 위암 투병일기 #4 :: 위암 수술 후 일주일(회복, 식사)
# 위암 수술 후 일주일 밤 9시 반에 수술실에서 나왔는데, 다음 날 새벽 5시에 엑스레이 찍으러 가야 하는 건 모든 환자 공통이었다. 진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인 것 같다. 폐결절 수술하고 무리하게 걸어서 엑스레이 찍으러(한 시간에 걸쳐서..ㅎㅎ) 다녀온 게 불과 일주일 전이었기 때문에, 이번엔 휠체어를 타고 갔다. 물론 걸을 수 있는 몸도 아니었다. 근데 휠체어를 타기까지, 내 몸 하나 일으키는 게 이렇게 끔찍하게 힘든 일일 줄은 몰랐다. 무통주사를 얼마나 더 눌렀는지 다녀왔을 때는 어지럽고 구토감이 있었다. > 무통주사 병상에 오래 있으면서 다양한 나잇대의 환자들을 보게 되는데, 어르신들 중 아직도 가격대비 아깝다며 무통주사 신청 안 하시는 분들을 종종 본다. 폐결절 수술할 때만 해도 폐 수술 중 '..
2020.02.23 -
F/26 위암 투병일기 #3 :: 위암 수술(복강경)
#위암 수술 준비 내과 병동에 있을 때는 사람들이 거의 누워있었는데, 외과 병동 풍경(?)은 사뭇 달랐다. 사람들이 다 복도를 열심히 돌고 운동하고 있었는데 처음엔 낯설었던 풍경에 나도 곧 동참하게 될 줄은 몰랐다ㅜㅜ(걷는 게 최선의 처방이고 최선의 할 수 있는 일이었고,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ㅜㅜ) 위 절제는 복강경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입원 후에 여러 검사에 수술 때문에 거의 하루 걸러 금식을 했는데, 사실 뭘 먹어야 하는 것보다 금식이 더 편했다. 병원밥이 워낙 별로기도 하고... 괜히 위암인 것이 다른 걸 먹기로 껄끄럽고 하기 때문. 물론 나는 평생 동안 밥 거르는 게 가장 쉬웠던 안 좋은 습관이 있기도 했다(내 위에 별로 할 말이 없다... 심하게는 6일씩 밥 안 먹고 간헐적으로 폭식하고 했던)...
2020.02.14 -
F/26 위암 투병일기 #1 :: 증상, 진단부터 입원까지
증상 남들처럼 그냥 위염 정도로 배가 아픈 줄 알았다. 2018년 2월에 건강검진으로 내시경을 했지만 위염 정도고, 깨끗하다고 했기 때문. 위가 쥐어 짜듯이 아픈건 그냥 스트레스와 식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추워지면 그냥 좀 더 아픈 것 같은 느낌? 겔포스 같은 약을 먹거나 그래도 아플 때는 내과에서 받은 약을 먹으면 통증이 금방 사라지는 정도였다. 주변 친구들, 대학원 사람들 중에 이 정도 복통은 누구나 달고 사는 것처럼 보여서 나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위염은 현대인의 질병이라고 하니까. '신경성'이라는 말은 갖다붙이기 좋은 말이었다. 내시경을 한 후에는 정말 병원에 갈 틈이 없이 바빴다. 그러는 사이에 복통은 약을 먹어도 가라앉지 않을 정도가 됐다. 위가 쥐어 짜듯이 아프고, 통증 주기..
2020.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