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6 위암 투병일기 #14 :: 항암 중 쓰고 있는 가발 추천(핑크에이지, 매그미)

2020. 3. 11. 22:19투병일기.

항암 시작하고 곧바로 머리가 빠지면서 제1 관심사는 가발이 됐다. 병원에 2주씩 있고, 집에서 쉬는 휴지기는 일주일에 어딜 돌아다닐만한 체력이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머리에 대한 욕심이란ㅎㅎ. 살면서 언제 삭발을 해 보겠나, 싶은 마음으로 편하게 생각하면서 이 참에(?) 가발로 살면서 못 해 본 머리는 다 해보자! 마음먹었다. 항암 환자의 소소한 기쁨... 새 가발 쇼핑...ㅎㅎ 그래서 사 모은 가발이 꽤 많아졌다.

2020/03/04 - [투병일기] - F/26 위암 투병일기 #10 :: 항암(5-FU) 탈모, 셀프 삭발, 항암모자

 

F/26 위암 투병일기 #10 :: 항암(5-FU) 탈모, 셀프 삭발, 항암모자

#항암 후 탈모 시작 내 항암 약(5-FU)은 얼마나 쎈지, 1회 차 24시간짜리 약을 5팩 맞은 뒤 퇴원하자 머리가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물론 머리카락만 빠지지 않았다. 온몸의 털이 다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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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가발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는 가발들도 있고, 맞춤 가발을 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다. 난 항암에 구애받지 않고, 그렇다고 고가의 맞춤을 할 필요성도 그다지 느끼지 못했다. 주로 가발을 구입한 곳은 [핑크에이지]와 [매그미]였다. 

주로 핑크에이지에서 많이 구매했는데, 핑크에이지 가발을 선택한 건 아프기 전에도 종종 구입을 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주로 휴가 갈 때 야무지게 잘 썼던 포니테일 가발에 대한 만족도가 커서 통가발도 괜찮을 것 같아 구입했다. 결과적으론 이것저것 돌려가며 잘 쓰고 있는데, 그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가발들로 추렸다. 기준은 '자연스러움'과 착용했을 때 '머리가 편한가!' '조이지 않는가!!!'이다. 몸이 좋지 않을 때 머리가 조이면 너무너무 피곤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정말 중요했다. 


[소피아 C컬펌 단발]

소피아 C컬펌

자연스러운 C컬펌이 들어간 기본 단발이고, 색상이 잘 나왔다. 카키 브라운을 구매해서, 좀 다른 기분을 내고 싶을 때 잘 쓰고 있다. 따로 손대지 않았는데도 정수리나 앞머리가 자연스럽고, 썼을 때 따로 손질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게 좋다. 수제 라인은 디자인 부분이 다를 뿐 공통적으로 썼을 때 두피에 자극도 없고, 조이는 느낌도 없어서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것 같다. 

 

[레인펌 미디움] / [레인펌 롱 웨이브]

레인펌 시리즈 역시 수제 라인이다. 각각 155,000원. 165,000원으로 가격대는 좀 있지만 긴 웨이브 머리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다. 롱 웨이브를 먼저 구매했는데, 너무 길어서 관리가 조금 어려웠다. 가발을 쓰고 나갔을 때 몸이 힘든데 머리까지 신경 쓰이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기 때문에 많이 쓰고 나가지는 못했다.

레인펌 미디움

미디움은 그런 단점이 확 잡힌 모델이다. 기존 가발들 기장이 많이 긴 것에 비해서 미디움은 따로 손질하지 않고 편하게 자주 쓰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코코 C컬펌 단발] : 내 1위!

 :코코 C컬펌

제일 손이 많이 가고, 제일 추천하고 싶은 가발이다. 이 모델로 두 색상을 샀는데, 골드브라운보다는 브라운에 좀 더 손이 자주 간다. 소피아보다 좀 더 컬이 굵고 확실하게 들어가 있다. 그래서 좀 더 쓰고 세팅하기에 편한 느낌도 있다. 마찬가지로 가볍고, 두피를 조이지도 않고, 자연스럽다. 가족들이나, 주변에서도 가장 피드백도 좋았던 것 같다. 살짝 잡아서 반 묶음으로 연출하면 더 어색하지 않고, 그래서 자주 쓰게 된다. 추가로 구매하게 된다면 다른 색상까지 추가 구매하고 싶은 모델이다. 

 

 


좀 더 저렴한 라인 통가발은?

수제 라인을 제외하면 정수리 부분이 전혀 티가 안나는 수준까진 아니다. 조금 가격대가 낮은 가발들은 단독으로 쓰기보다는 모자와 함께 써야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쓸 수 있다. 

핑크에이지에서 제일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러는 [걸리쉬 롱 웨이브][러브미] 일 것 같다. 두 가발은 수제 라인과 비교하면 부담 없는 가격에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밝은 컬러로 구매했다. 가끔 포인트로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쓴다. 정수리 부분을 제외하면 컬도 예쁘고, 색도 예뻐서 모자와 쓰는 걸 추천한다. 

수제 라인의 가격대가 조금 부담스럽다면, 블랙 컬러 중에는 [안젤라]를 추천하고 싶다. 위의 두 가발보다는 좀 더 가격대가 있지만, 확실히 가격대가 있는 만큼 자연스러움이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다. 품절이었던 수제 라인 가발들을 기다리면서 가장 먼저 구입했는데, 초반에는 안젤라를 열심히 썼다. 기존에 나왔던 다른 통가발들보다 밴딩 부분이 확실히 편하다.  

+ 비교적 최근 출시된 옴브레 라인 중에는 [옴브레 매직펌 셀리니]를 구매했는데, 색도 예쁘고 머리 밴딩 부분도 수제 라인만큼 편하다. 지루한 기본 머리색을 피하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Tip. 

+ 삭발 후 머리가 아예 자라지 않았을 때는 아무 가발이나 막 써도 상관이 없었는데, 오히려 머리가 조금씩 애매하게 자라고 나니까 구레나룻 부분이 더 신경 쓰인다. 검은색 계열 가발로 구매하면 그런 부분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점이 좋다. 그래도 기분 전환에는 밝은 컬러가 최고ㅎㅎ!

+ 가발을 처음 쓸 때는....?........?????? 이게 내 머리에 들어가긴 하는 건가, 사람들은 정말 이걸 자연스럽다고 하는 건가, 이렇게 어색한데??? 코스프레하고 있는 것 같은데??? 별별 생각이 다 들었고 절대 일상에서 쓰고 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근데 써보면 써 볼수록, 그리고 앞머리나 옆머리를 나한테 맞게 커팅하고 다듬을수록 나한테 딱 맞게 쓸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처음 써보고 포기하지 말고, 이렇게 저렇게 쓰다 보면 방법이 생긴다. 

+ [매그미] 

매그미 가발들의 장점은 우선 가격 면에서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퀄리티가 괜찮다는 거다. 대체로 7~8만 원 대로 10만 원이 넘지 않는 선이다. 나온 모델들이 컬러와 스타일 컨셉이 확실하고 예쁘다. 평소에 엄두도 못 냈던 히피펌은 고민도 하지 않고 샀는데 히피펌 분위기를 내고 싶은 날 좋다ㅎㅎ. 위 사진에 있는 세 개를 가지고 있는데, 모두 환자가 쓰기에도 매우 가볍기 때문에 답답하지 않은 점이 장점인 것 같다.